가족끼리 돈을 주고받는 건 일상적인 일입니다. 부모가 자녀에게 유학 자금을 보내거나, 자녀가 부모에게 생활비를 지원하는 경우도 흔하죠. 하지만 이런 계좌이체가 자칫 **‘증여세 과세 대상’**이 될 수 있다는 사실, 알고 계셨나요?
국세청은 일정 금액 이상의 자금 이동, 특히 가족 간 송금에 대해 세심하게 감시하고 있습니다. 이번 글에서는 가족 간 계좌이체가 국세청에 걸리는 이유부터 세금 문제를 피하는 안전한 송금 방법, 실제 세무조사 사례까지 총정리해드립니다.
가족 간 계좌이체, 왜 국세청에 걸릴까?
1.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되기 쉬운 구조
부모가 자녀에게 송금하면 국세청은 이를 무상으로 재산을 이전한 증여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. 특히, 자녀가 부모 대신 금융 거래를 처리하거나 명의만 빌려주는 경우에도, 증여가 아님을 입증하지 못하면 증여세가 부과됩니다.
대법원 판례에 따르면, 가족 간 계좌이체는 일단 증여로 추정되며, 증여가 아님을 입증하는 책임은 송금한 당사자에게 있습니다.
2. 부부 간 계좌이체는 예외
부부는 생활비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관계이기 때문에, 대부분의 부부 간 계좌이체는 증여로 보지 않습니다. 이는 법률상 인정된 ‘생활비 공동 부담’의 범주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.
3. 금융기관의 고액 거래 보고
다음의 조건에 해당하는 거래는 국세청에 자동 통보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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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회 1,000만 원 이상 이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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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루 2,000만 원 이상 이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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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개월간 동일인 간 5,000만 원 이상 이체
이는 금융정보분석원(FIU) 시스템을 통해 국세청에 전달되며, 고액의 가족 간 송금이 그대로 감지될 수 있습니다.
실제 국세청 조사 사례: 계좌이체 내역 10년 치까지 확인
세무조사에서는 계좌 내역이 중요한 증거 자료로 사용됩니다.
조사 유형 | 계좌 조회 기간 |
---|---|
주식·부동산 자금 출처 조사 | 최근 3년 |
사업장 세무조사 | 최근 5년 |
상속세 세무조사 | 최근 10년 |
특히 상속세 신고 후에는 국세청이 10년간 가족 간 계좌이체 내역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. 이때 과거 이체가 ‘증여’로 추정될 수 있으며, 별도의 증여세가 추가로 부과될 수 있습니다.
가족 간 송금 시 증여세 피하려면? 안전한 이체 방법
1. 차용증을 반드시 작성하자
자녀에게 전세자금, 창업자금 등을 송금할 경우, ‘대여’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차용증이 필수입니다.
차용증 필수 요소: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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송금 날짜 및 금액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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상환 방식과 일정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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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자 유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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당사자 정보(이름, 연락처, 서명)
서명과 날짜가 없거나 상환이 실제로 이뤄지지 않으면, 국세청은 차용증을 인정하지 않습니다.
2. 이체 메모는 진실되게, 기록도 함께 보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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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체 시 ‘전세자금’, ‘생활비’, ‘대여금 상환’ 등의 메모를 기재하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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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허위로 메모를 적는 건 소용이 없습니다. 국세청은 실제 지출 내역까지 조사할 수 있습니다.
꿀팁: 간단한 메모라도 꼭 남기고, 사용 목적이나 내역을 함께 기록해두면 나중에 증빙에 유리합니다.
3. 이자 지급도 도움이 된다
단순 대여가 아닌 시중 금리 수준(연 2~4%)의 이자까지 지급하면, 실제 금전거래로 신빙성이 더 높아집니다. 이자도 반드시 계좌이체로 남기고,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것이 좋습니다.
4. 가족 간 송금, 면세 한도를 기억하자
국세청은 일정 금액 이내의 송금은 과세하지 않습니다. 단, 10년 동안 누적 금액 기준입니다.
관계 | 면세 한도 (10년 기준) |
---|---|
배우자 | 6억 원 |
성인 자녀 | 5천만 원 |
미성년 자녀 | 2천만 원 |
기타 친족 | 1천만 원 |
이 한도를 초과하면 증여세 신고를 하지 않아도, 추후 세무조사에서 과소신고 가산세까지 부과될 수 있습니다.
체크리스트: 국세청에 안 걸리는 가족 간 계좌이체 요령
항목 | 체크 여부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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차용증 작성 및 서명 | ✔️ |
이체 메모에 용도 표기 | ✔️ |
이자 지급 여부 | ✔️ |
상환 내역 계좌이체로 남기기 | ✔️ |
10년 면세 한도 초과 여부 확인 | ✔️ |
자녀 명의 자산 관리 시 출처 명확히 | ✔️ |
결론: 가족 간 이체, 메모 한 줄이 세금 피하는 지름길
가족 사이에 돈을 주고받는 일이 문제될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, 국세청은 이 모든 거래를 탈세나 증여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.
부모 자식 간에는 작은 메모 하나, 차용증 한 장이 세금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. 반면, 부부 간 거래는 생활비로 인정받기 쉬워 비교적 자유롭지만, 사업용 계좌와 생활용 계좌는 반드시 분리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.
계좌이체가 단순한 송금이 아닌 ‘증여’나 ‘소득 은닉’으로 오해받지 않도록, 이번 기회에 금전 거래 방식도 한 번 점검해보세요.